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것이다.놀라서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목을 대롱거리는 카나리아가 덧글 0 | 조회 465 | 2021-04-15 16:39:58
서동연  
것이다.놀라서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목을 대롱거리는 카나리아가 푸득거리며 날고 있다. 속았다는 느낌. 나는 저 카나리아 놈의 장단에 맞추어 놀아나고 있었다는 말인가?여보. 나는 잠들어 있었어. 그리고 바람이 들어와서 추워져서 눈을 뜬 거고, 그리고 당신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. 그래서.문 위에 비죽이 튀어 나와 있던 스프링 잠김장치. 비록 손가락만한 굵기의 쇠붙이로 된 것이지만 그 비죽한 모양은 사람의 발과 꽤 닮았다. 저걸 어떻게 떼어낼까? 그렇다. 나사 하나만 풀면 된다. 아니 두 개. 간호사복의 주머니에는 동전 몇 개가 들어있다. 그것 하나면. 그리고 동전으로 나사를 돌리면. 동전은 좀 큼지막한 나사 홈에 딱 들어맞는다. 나는 되는 대로 작은 읊조림을 흥얼거리며 나사를 끽끽거리며 돌리기 시작한다.맞아. 6월 2일의 일기. 내가 화장실에서 면도칼에 손을 벤 채 쓰러져 있다가 깬 날이 6월 1일이었어. 남편. 남편의 짓이었다!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. 돌아 갈 수 없다. 저 의사는 지금 내 몸을 묶어 놓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 하고 있다. 그러나 나에게도 한 가지 방법은 있다. 영웅은 어떤 일을 당해서도 난국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. 그렇지 않은가? 하하.싸움은 끝이 났다. 혼돈은 가라 앉았고, 급기야 마구 울음을 터뜨려대는 성숙이를 아이들이 한 쪽으로 몰아 앉혔다. 교탁에서는 연기가 솟아나고 있었고, 어쩌면 그 교탁은 방금 보았던 사내아이의 쓰러진 모습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.나는 미친 년이야.질 수 없었다. 모두가 나를 쳐다 보고 있는 그 순간 아아, 그러나 나는 대사를 까먹은 것이 분명했다. 그 때, 그 때 나는 무슨 말을 했더라? 모두가 쳐다보고, 선생님의 안경알이 질문을 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에. 나는. 나는 그 때. 그래 바로!!과거, 그러니까 내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칠십년대 초반에는 그래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는 절대적인 존재였다. 선생님도 화장실에 갈까하는 궁금증을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지고 있듯이. 나는 그렇지 않았다.별 것 아닌 것들이
프롤로그책상에 앉으려고. 나는 가능한 한 힘껏 몸을 움츠려 책상의 구석에 잔뜩 붙으려고 했다. 몸이 납작해졌으면, 풍선처럼 꺼져 버렸으면 했었다. 그러나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. 그 담임선생님의 발. 나는 담임선생님을 좋아했다. 그러나 그 발만은 평생 미워할 것 같았다. 발은 다가오고.1. 의심그래. 어머님.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. 그리고 지금 이런 광경을 본다면 뭐라고 말씀을 하실까.6월 18일. 그래. 남편과의 그 일이 있던 날은 6월 9일이었다. 그러니 나는 5일간을 혼수상태, 심한 상처 그리고 지독한 탈진 속에서 죽지 않고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. 내 발목이 절단 된 것은 필연적인 것이었다고 이 흰 가운을 입은 바보 같은 멍청이는 몇 번이나 강조했고 수술을 마치고나자 나는 조금씩 힘을 회복하기시작했다. 그러나 나는 심하게 정신적으로 혼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했다.어떤 꿈들을 꾸었는지조차가 혼돈 속에 헝클어져서 잘 기억나지도 않았다. 벌써 몇 번이나 소리를 질러대고 발작처럼 울부짖다가 다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진정제 주사의 따끔한 감촉을 느끼고는 수렁 같은 악몽 속으로 빠져 들었는지 모른다. 지금도 나는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.왜? 왜 그러는거야?여보. 미안해요. 이젠이젠 그러지 않을게.몰라서 물어?아아. 그러나 거기에는 남편의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팔목이 있다. 내가 아까 보았듯이, 아니 보았다고 믿었듯이 흔들리고 있다. 그리로 가야 한다. 가야 한다.내가 또 발작을 하는 건가? 그래. 아무렇게나 되라지. 그런데. 그런데 그런데도 이렇게 생각에만 잠겨서 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나 자신은 무엇이지? 우스웠다. 슬프고 비통하면서도 우스워서 할 수만 있다면 깔깔 웃어대고 싶었다. 분명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. 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것이다. 아니, 그 때보다도 훨씬 나쁜 상태로. 남편도 없고. 발도 없고. 이렇게 꽁꽁 묶여서.그래! 그래! 푸하하하!!아무도 그럴 줄은 몰랐었다. 그래, 나조차도. 어쩌면 성숙이 자신조차도 몰랐을지도 모른다. 성숙이는 석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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